‘강경 노선’ 박단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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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전공의 집단사직을 이끌며 강경 노선을 고수해온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사퇴한다고 밝혔다. 최근 전공의 일부가 대전협의 ‘불통 행보’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빅5’ 병원 전공의 대표 중 일부가 그를 공개 비판하는 등 리더십이 훼손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 사이에서 정부·국회와 소통하며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으면서 의·정 갈등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박 위원장은 이날 각 병원 전공의 대상 공지에서 “모든 직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지난 1년 반,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했으나 실망만 안겼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것이 내 불찰”이라며 “모쪼록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2023년 9월 대전협 회장에 선출됐고, 지난해 3월 정부의 의대생 증원 방침에 반발해 대전협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자 비대위원장으로 활동해왔다. 그는 지난해 4월 총선 전날 윤석열 전 대통령과 면담한 이후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고 올리는 등 강경 노선을 주도했다.
최근 의료계에선 박 위원장과 대전협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공개적으로 터져나왔다. 지난 19일 원광대병원 사직 전공의 김찬규씨를 포함한 전공의 30여명은 박 위원장과 대전협의 폐쇄적인 의사소통 구조를 겨냥해 “우리가 비난했던 윤석열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복귀를 원하는 사직 전공의 200여명은 “저희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대한의사협회와 대전협은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며 전공의 복귀에 힘써달라고 요구했다.
박 위원장의 사퇴는 2년째 표류하는 의·정 갈등의 국면 전환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 2월 말 전공의 집단 사직·의대생 휴학 이후로 정부는 여러 차례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복귀 기회를 제공했지만, 대전협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필수의료 패키지 전면 철회 등 ‘전공의 7대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았고 의대 교육 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단체 차원에서 복귀를 거부했다.
대전협 내 일부 전공의들은 26일 새로운 비대위원회 구성을 위한 임시 대의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한성존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 등 ‘빅4’ 병원 대표 4명은 입장문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지금이야말로 파행을 멈추고 무너진 의료를 회복할 수 있는 적기”라며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협상을 위한 새로운 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공의·의대생이 단체로 복귀를 결정해도 현실적인 문제가 적잖게 쌓여 있다. 수련병원은 7~8월 중 수련의 지원자를 모집하는데 하반기 모집은 상반기 모집 이후 결원에 한해 이뤄지므로 상반기에 정원이 다 찬 병원이나 전공은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 또한 전공의들은 군입대한 사직 전공의들이 기존 자리로 돌아와 수련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선 새로운 특례 조치가 필요하다. 의대생도 본과 4학년의 경우 7월에 복귀한다고 해도 의사 국가시험 응시를 위한 실습 시간 52주를 채울 수 없다. 의대생의 전원 복귀를 위해서는 규정을 바꾸는 수준의 대대적인 특혜를 부여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일단 정부는 전공의나 의대생에 대한 추가 특례는 없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이날 “현재로서는 특례 등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특검보는 왜 말을 못합니까? 특검보는 바보입니까?” (이하상 변호사)
“저희(파견 검사)가 말하는 게 무서우세요?” (최재순 검사)
“네, 가만히 좀 계시라고요. 지금 파견 검사들이 소송 지휘까지 하고 있으니 무서워 죽겠다고요. 적법 절차를 보장해달라고요.” (유승수 변호사)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 심리로 열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구속영장 심문에선 변호인단과 검찰의 언쟁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들은 막말에 가까울 정도로 거친 표현을 섞어가며 특검보의 자격과 임명 시점을 문제 삼고 파견검사의 발언권을 제한하라고 주장했다. 재판부가 공소장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심문기일을 잡았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변호인들은 이날 구속기간 만료로 26일 0시부터 풀려날 예정이었던 김 전 장관의 신체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법원은 심문을 종료한 뒤 25일 오후 9시20분쯤 구속영장을 다시 발부했다.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는 것이 발부 사유였다.
구속영장 발부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김 전 장관은 12·3 불법 계엄에 관여한 주요 인물 중 윤석열 전 대통령 다음으로 큰 역할을 한 ‘내란 2인자’로 꼽힌다. 윤 전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하고, 함께 계엄을 모의하고 사실상 군을 동원해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을 통해 국회와 중앙선관위원회에 방첩사 요원들을 보내고, 여야 대표 등 주요 인사를 체포하라는 지시를 내린 혐의도 받는다. 김 전 장관은 계엄 당시 발표된 포고령과 대통령 담화문, 계엄선포문 등 관련 문건의 초안을 작성했다고 했다. 이 때문에 관련자 중에서 지난해 12월27일 가장 먼저 구속기소됐다.
김 전 장관은 그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같은 법원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에 두차례 보석 석방을 신청했다가, 정작 지난 16일 재판부가 조건부 보석을 허가하자 “조건을 이행할 수 없다”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구속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것을 노린 것이다.
김 전 장관은 보증금을 납부하는 대신 보석 결정에 대한 집행정지와 특검의 공소제기에 대한 이의신청을 상급 법원인 서울고법에 제출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각하했다. 서울고법 형사20부(재판장 홍동기)는 김 전 장관 측이 조은석 내란 특검의 추가 기소가 특검의 직무범위를 이탈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특검법에 따른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직무범위 이탈에 공소제기 및 공소유지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아예 이의신청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변호인단은 구속영장 심문 당일 내내 큰 목소리로 검찰은 물론 재판부를 향해 윽박지르다시피 말했다. 이들은 심문 전에 형사합의34부에 대해 기피신청을 하고, 이게 기각되자 심문 때도 4차례나 구두로 기피신청을 했다. 한성진 재판장이 수차례 “거듭 말하지만 재판 진행을 지연시키고 있다” “협조해달라” “소송 지연 의도가 명백하다”며 제지했다. 변호사들은 이를 듣지 않고 재판부와 검찰의 말을 끊었다.
돌아온 결과는 ‘4회 연속 간이 기각’에 이은 구속영장 발부였다. 기피신청에 대한 판단은 원칙적으로 다른 재판부에서 진행해야 하지만, 소송 지연 목적이 명백하면 해당 재판부가 바로 기각할 수 있다.
김 전 장관 재구속으로 특검 수사가 힘을 받으면서, 남은 주요 피고인들의 희비도 엇갈리게 됐다. 특검팀은 김 전 장관에 이어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 대해 27일 추가 기소했다. 특검팀은 이날 “부정선거 관련 의혹 수사단 구성을 목적으로 군사정보를 제공받은 혐의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죄로 추가 기소했다”며 김 전 장관과 함께 재판받고 있는 형사합의25부에 변론 병합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노 전 사령관의 1심 구속 기간은 다음달 9일 끝난다.
법원은 조지호 경찰청장에 이어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보석은 잇따라 허가했다. 조 청장은 건강상 이유로 지난 1월23일 보석으로 석방됐고, 김 전 청장은 지난 26일 풀려났다. 재판부는 보석 조건으로 거주지 제한과 사건 관련인 접촉 제한, 보증금 1억원 등을 내걸었다. 도망이나 증거 인멸 행위도 금지된다.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재판받는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도 구속 만기를 앞두고 지난 25일 보석 허가 결정으로 풀려났다. 반면 구속 만기를 앞두고 있던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에 대해선 내란 특검이 군검찰과 협의해 추가로 기소하고,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건 윤 전 대통령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법원에 청구했으나 이는 기각됐다. 그럼에도 ‘수확’은 있었다. 윤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조사에 응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것이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팀의 첫 조사는 28일 오전 9시부터 이뤄진다.
남자배구 OK저축은행이 안산에서 부산으로 연고를 이전한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무국에서 남녀 배구 14개 구단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고 OK저축은행의 연고지 이전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OK저축은행은 최근 연맹에 이전 신청서를 제출하고, 구단 SNS를 통해 팬들에게도 이전 계획을 밝혔다. 이사회 승인을 받으면서 OK저축은행은 2025~2026시즌부터 부산 강서체육관을 홈으로 쓴다.
OK저축은행은 연고 이전 이유로 ‘지역 균형’을 우선 강조했다. 권철근 OK저축은행 배구단 단장은 “남자 배구는 대전 이남으로는 연고 팀이 없다. 나의 팀, 고향 팀이라는 개념이 없다”면서 “수도권에 편중된 팬 기반을 확대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남자 배구 막내 구단으로서 해볼 만한 도전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더 실질적인 이유는 구단 자생력 강화다. 인구 330만명으로 기존 안산(인구 60만명)보다 훨씬 큰 부산에 터를 잡아 관중을 늘리고 수익성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경기장 규모도 새로 홈으로 쓸 강서체육관이 4189석으로 기존 안산 상록수체육관(2300명)보다 2배 가까이 크다.
임성순 OK저축은행 배구단 마케팅팀장은 “주말 경기는 4000석 매진 가까이 입장권을 판매하는 게 목표다. 평균 관중 2000~3000명으로 남자 배구 관중 1위가 목표”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남자 배구 관중 1위는 현대캐피탈이다. 평균 2910명을 동원했다. 평균 2873명의 우리카드가 그다음이다. OK저축은행은 평균 관중 1522명에 그쳤다.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이동 거리는 늘고 체력 부담은 커졌다. OK저축은행 클럽하우스는 경기 용인에 있다. 권 단장은 “경기일 전이든 후든 선수들이 하루 정도는 부산에서 더 묵어야 할 것 같다. 기차든 비행기든 버스든 시간상 큰 차이는 없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쓰려고 고민 중”이라고 했다. OK저축은행은 부산시와 협의해 2~3년 안에 클럽하우스까지 부산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선수들로서는 생활 기반이 바뀐다.
OK저축은행은 2013년 안산에 뿌리를 내리고 창단한 남자 배구 제7구단이다. OK저축은행의 연고 이전이 확정되면서 부산은 국내 4대 프로 스포츠(야구·축구·농구·배구) 팀을 모두 보유하게 됐다. 서울·인천·수원에 이어 4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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