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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크 추천 “판결에 법 감정도 녹여야 하잖아요”···‘그림자 배심원’이 본 국민참여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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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성중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5회   작성일Date 25-06-27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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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크 추천 “배심원들은 여러분을 일반 방청객으로 압니다. 정식 배심원을 해보고 싶었던 분도 계시고, 재판 전반에 관심 있던 분도 계실 텐데 목적을 달성하시길 바랍니다.”
24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가장 큰 법정인 417호에 방청객 20명이 촘촘히 들어섰다. 이들의 손에는 두꺼운 종이 서류와 펜이 들려 있었다. 피고인석과 마주 보는 자리에는 배심원 8명이 앉아 있었다. 방청석에 앉은 이들도 배심원단과 비슷하게 사뭇 엄숙한 표정을 하고 재판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이들은 재판을 참관하면서도 판결에는 관여하지 않는 비공식 배심원, 이른바 ‘그림자 배심원’이다.
‘그림자 배심’은 일반 시민들이 국민참여재판을 방청한 뒤 모의 평의·평결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국민참여재판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2010년 도입됐다. 그림자 배심원은 재판 과정을 모두 참관한 후 유·무죄 및 양형 의견을 낼 수 있다. 다만 정식 배심원과 달리 의견이 재판 결과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오세용)는 이날 보이스피싱 범행으로 기소된 A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을 열었다. 국민참여재판은 피고인 측이 요청하면 재판부가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A씨 측 변호인은 “(보이스피싱은) 우리 주변에서 많이 발생하는 범죄다. 국민 눈높이에서 범죄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면 형사처벌을 받는 게 정당하겠느냐”며 국민참여재판 신청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재판의 쟁점은 A씨가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것을 인식하고 조직원들과 범행을 공모했는지였다. 검찰은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주장한 반면, A씨 측은 “대출 신청 과정이라는 업체 말만 따랐다”고 맞섰다. 검사와 변호인은 연단에 서서 배심원단과 눈을 맞춰가며 설득에 나섰다. ‘미필적 고의’ ‘증거조사’ 등 법률 용어를 상냥한 어투로 풀어 설명했고, 검찰은 보이스피싱 관련 뉴스 영상을 재생하기도 했다. 그림자 배심원은 방청석에서 자료를 뒤적거리고 메모하며 재판에 집중했다.
법학전문대학원 준비생으로서 그림자 배심에 참여한 문인교씨(31)는 “어려운 개념이나 단어에 대해 일반적인 시선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며 “보이스피싱 범죄처럼 누군가의 인생에 매우 큰 영항을 주는 사건들은 국민의 법 감정을 (판결에) 잘 녹여야 하기 때문에 국민참여재판 제도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은 올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국민참여재판이었다. 법원행정처 통계에 따르면, 국민참여재판은 2008년 도입 후 2013년 345건으로 가장 많이 열렸으나, 코로나19 이후 급감해 2023년에는 95건 열렸다. 재판부가 국민참여재판을 불허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14.8%에서 31%로 높아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의 재판 받을 권리 보장 차원에서 국민참여재판 확대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다만 재판 비효율성, 감정 호소 위주 재판 진행, 비교적 높은 무죄율 등 보완책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참여재판의 1심 무죄 판결 비율은 2012년 이후 꾸준히 올라 2022년 31.5%로, 일반 형사사건 1심 재판(3.1%)보다 10배 이상 높았다.
북·러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 1년을 맞아 위해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관 연회를 개최했다고 북한 매체가 27일 밝혔다.
북한 노동신문은 주러시아 북한대사관이 지난 23일 연회를 마련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6월19일 평양에서 조약을 체결한 뒤, 북한군 파병 같은 군사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연회에는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부 장관과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부 차관을 비롯해 국방부, 내무부, 연방평의회 등 정부와 국회, 기타 단체 소속 인사들이 참석했다. 신홍철 주러 북한대사도 자리했다.
코즐로프 장관은 연설에서 북·러 조약을 두고 “두 나라 관계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로 됐다”라며 “두 나라 사이의 협조가 모든 방향에서 강화될 것이며 우리 앞에 제시된 과업들이 철저히 수행될 것이라는 데 대해 다시금 확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우리에게 지원을 제공해주고 있는 조선 동지들에게 깊은 사의를 표한다”라며 “이는 두 나라 인민들 사이의 형제적 유대를 더욱 강화해줬다”고 했다.
이는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돕기 위해 포탄과 미사일을 지원하고, 쿠르스크 전투 등에 병력을 파병한 점 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10월과 올 1~2월 총 1만4000명을 러시아에 파병했고, 최근 공병 등 6000명을 추가로 파견하기로 러시아와 합의했다.
루덴코 차관도 북·러 조약 체결에 따라 양측 관계가 “전례 없이 높은 수준에 올라섰음을 입증했다”라며 “조약 체결의 역사적 필연성은 쿠르스크 해방 과정의 현실 그 자체가 증명해주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 전우들과 어깨 겯고 우리 조국을 자기 조국처럼 수호한 조선 군인들이 전투에서 발휘한 영웅성과 용감성을 높이 평가한다”라며 “러시아 인민은 이를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약 체결 1년을 계기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롭스크 주재 북한 대표부들도 지난 20일 연회를 마련했다고 노동신문은 보도했다. 앞서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도 지난 19일 연회를 개최했다.
농촌 지역인 가상 마을 충북 ‘두손리’에는 95년생 유미지(박보영)가 산다. 미지는 학교 청소, 밭일, 슈퍼마켓 아르바이트 등 단기 일자리를 가리지 않는다. 노란 단발머리의 그는 늘 웃고 다녀 ‘캔디’라 불린다. 마을 어른들은 요양병원에 입원한 할머니를 살뜰히 챙기는 그를 기특해하면서도 내심 걱정한다.
옛 짝사랑 상대 호수(박진영)의 엄마 염분홍(김선영)이 미지를 따로 불러 건네는 충고는 사회 통념상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오는 29일 종영을 앞둔 tvN <미지의 서울>은 사회의 시선에 맞추다간 나다움과 인간성을 잃기에 십상인 사회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내는 것이 뭐가 나쁘냐’고 묻는 드라마다. 멈추고 도망치는 일이 때로는 필요하다고 위로하는 이 작품은 ‘힐링 드라마’라는 입소문으로 1화 시청률 3.6%로 출발해 지난 22일 10화에선 7.7%로 2배 이상 반등하며 높은 화제성을 모았다.
배우 박보영의 1인 2역 일란성 쌍둥이 연기가 극을 이끈다. 미지에게는 미래(박보영)라는 쌍둥이 언니가 있다. 선천성 심장병으로 유년기를 병원에서 보낸 인물이다. 학창 시절엔 공부를 곧잘 했다. 빛나는 재능보다는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우직함으로 이뤄낸 결과다. 서울의 한 공기업에 다니는 그는 마냥 밝아 보이는 미지와 달리 묵묵하고 속 앓는 소리를 잘 못 한다. 사내 비리 고발에 동참한 이후 1년 넘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지만, 할머니 요양비 등 가족 부양을 생각하면 회사를 관둘 수도 없다.
<미지의 서울>은 미래가 자해를 결심할 정도로 코너에 몰린 것을 알게 된 미지가, 똑 닮은 얼굴을 이용해 ‘마음이 괜찮아질 때까지 잠깐 바꿔 살자’고 제안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깍쟁이 미래는 두손리에서 밭일을, 천방지축 미지는 서울에서 회사원 행세를 하게 된다. 서로를 아끼면서도 내심 질투하던 자매는 역할을 바꾼 후에야 상대의 삶도 고단했음을 이해하게 된다. 박보영은 미지와 미래, 그리고 서로를 연기하는 두 사람까지 사실상 1인4역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1980년 광주 5·18 민주화운동 직전을 배경으로 일상을 살던 청춘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KBS 드라마 <오월의 청춘>(2021)을 집필한 이강 작가가 극본을 썼다. 입체적인 캐릭터 설정과 마음을 울리는 대사로 호평을 받았던 그가 이번엔 ‘그냥 쉬었음’ 청년(구직이나 육아·가사, 통학 등의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이들)이 50만명을 넘은 현재, ‘그냥’이라는 것은 없다는 듯 청년들의 속내를 들여다본다.
이강 작가는 “겉보기엔 무탈하지만 이미 자신 안에서부터 흔들리고 지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며 “모두가 저마다의 싸움을 치르는 중은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극은 실패의 경험이 있거나 쉬어가고 있는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적당한 때’에 맞춰 살아야 한다는 조바심이 오히려 청년들을 무력하게 만든다는 걸 보여준다. 미지는 사실 학교 육상 대표로 금메달을 휩쓸며 빛나는 학창 시절을 보냈었다. 하지만 경기에서 부상을 입으며, 꿈꿨던 서울로의 대학 진학이 무산된다. 이후 그는 3년간 방에 자신을 가둔 채 은둔한다.
은둔 중이던 미지가 외할머니 월순(차미경)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4화의 대사다. 이불을 푹 덮어쓴 그에게 월순은 “소라게가 잡아먹힐까 봐 숨으면 겁쟁이냐”고 묻는다. 그리고는 말한다. 다 살려고 싸우는 것 아니냐고. 미지도 살려고 숨은 것이고, 아무리 모양 빠지고 추저분해 보여도 살자고 하는 짓은 다 용감한 거라고.
<미지의 서울>은 용감한 도망자들에게 애정 어린 시선을 건넨다. 미지·미래와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남자주인공들도 이에 해당한다. 미지의 짝사랑 상대 호수는 학창 시절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한쪽 귀의 청력을 잃은 인물이다. 짐이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1등’의 길을 따라 대형 법무법인 변호사가 된 그는 뒤늦게 이 일이 자신과 맞는지를 고민한다.
미래가 일하게 되는 딸기밭 주인 세진(류경수)은 가까운 이의 임종조차 지키지 못하는 서울살이에 회의를 느껴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고향으로 내려온 인물이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드라마 <웰컴 투 삼달리> 등 도시에 지친 주인공이 시골 고향으로 내려와 힐링을 꾀하는 내용은 그간 많았다. 하지만 <미지의 서울>는 두손리를 관념적인 힐링의 공간으로만 그리지 않는다. 드라마는 ‘농촌’으로서의 마을과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이곳에서 세진은 첫해 딸기 농사를 망쳐 골머리를 앓고, 미지는 일당 높은 밭일이라면 눈을 빛낸다.
미화되지 않는 서울과 두손리. 그리고 그 안에서 방황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시청자들에게 위로가 된다. 30대 청춘들의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다. 쌍둥이의 엄마 옥희(장영남), 미지와 일적으로 얽히는 로사식당 주인 김로사 시인(원미경) 등 중장년 캐릭터의 서사도 풀어내며, ‘다 큰 척’하지만 사실 인생의 어느 지점에 서 있건 두려움이 있기 마련인 우리네 삶을 이야기한다.
“어제는 지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모른다.” 미지가 큰마음을 먹을 때마다 외는 주문은 이 드라마가 건네는 메시지를 보여준다. 미래를 알 수 없는 미지의 오늘을 너무 두려워만 말고, 할 수 있는 만큼의 한 발을 내디뎌보자는 것. 하지만 나아가지 못했더라도, 오히려 후퇴했을지라도 괜찮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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