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운드디자인 김포공항 개항 이후 역대 최대…‘클럽마약’ 밀수 중국인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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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김포공항세관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향정) 위반 혐의로 중국인 A씨(47)를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19일 일본 하네다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마약 24㎏을 기탁 수화물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밀수한 마약은 8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김포공항 개항 이후 적발된 마약류 중 역대 최대 규모이다.
조사 결과, A씨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프랑스와 일본을 거쳐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관은 A씨의 복잡한 환승경로에 주목해 A씨의 기탁 수화물을 X-레이 영상으로 판독, 마약이 숨겨진 것을 확인하고 전자표지를 부탁해 추적했다.
A씨는 입국 직후 전자표지가 부착된 가방을 멀리서 확인하고, 공항 내 화장실에서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 등 치밀한 방식으로 도주를 시도했지만, 사전에 동선을 주시하던 세관 직원에게 붙잡혔다.
A씨는 처음에는 기탁 수화물이 “자신의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긴급체포 후 실시한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 결과, 네덜란드 공급책과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 밀수를 공모한 정황이 드러났다.
김포공항세관 관계자는 “인천공항세관의 마약 단속 강화에 따라 김포 등 타 공항을 통한 우회 반입 시도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마약 밀수 사범들이 국내 어떤 공항을 통해 입국하더라도 반드시 적발되도록 세관 간 적발 사례를 신속히 공유해 마약 반입을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시리아 과도정부가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 축출 이후 첫 의회를 구성하기 위해 오는 9월 총선을 치른다.
무함마드 타하 알아마드 시리아 최고선거위원장은 27일(현지시간) 오는 9월15일부터 20일 사이에 총선이 치러질 예정이라고 시리아 국영 SANA통신에 밝혔다.
시리아 과도정부는 최근 선거법을 개정해 의회 의석을 150석에서 210석으로 늘렸다. 210석 중 3분의 1은 아메드 알샤라 과도정부 대통령이 지명하고 나머지 인원이 선거를 통해 선출된다. 과도정부는 선거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기구에서 파견된 감시원이 선거위원회를 감독하는 것도 허용할 방침이다. 알아마드 위원장은 이번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 여성의 참여를 보장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알아마드 위원장은 전날 총선의 최종 계획과 관련한 내용을 알샤라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번 총선은 지난해 12월 반군이 알아사드 정권을 몰아내고 과도정부를 수립한 후 처음 치러지는 선거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새로 들어설 시리아 의회의 과제에 관해 “수십년간 국가가 통제했던 경제 정책을 개편하고 외교 정책을 재편할 조약을 비준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고 했다.
[플랫]고위직에 여성 임명한 시리아 과도정부 “국가 재건에 여성 역할 부여”
시리아 의회의 또 다른 과제는 다민족·다종교 국가인 시리아 내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간의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다. 과도정부 출범 초기부터 국제 시민단체들과 서방 국가들은 이슬람주의 성향인 알샤라 대통령 세력에 권력이 집중되고 소수민족이 배제될 가능성에 관해 우려를 표해왔다. 이달 초 시리아 남부 스웨이다 지역에서 드루즈족과 베두인족의 무력 충돌이 벌어져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알샤라 정권이 종파 간 갈등을 통제할 역량이 있는지에 관한 의문이 제기됐다.
시리아 정부는 의회에 소수민족의 대표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국내 정치의 안정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알샤라 대통령은 “모든 지역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선거 과정에서 모든 시리아인이 비난하는 분열을 거부해야 하고, 범죄자를 지원하거나 종파주의와 분열 등을 조장하는 인물들을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리아 관리들은 쿠르드족이 점령한 시리아 북부와 드루즈족이 주로 거주하는 스웨이다 등에도 인구수에 따라 의석이 할당될 것이라고 밝혔다.
▼ 배시은 기자 sieunb@khan.co.kr
서울의 한낮기온이 37도를 가리키던 지난 25일. 도시가스 점검원 배수옥씨가 한낮 폭염을 견디며 서울 동작구 주택가를 돌며 가스계량기를 검침했다. 다가구주택 외벽에 설치된 계량기를 살피며 숫자를 입력하던 그의 몸은 곧 땀범벅이 됐다.
배씨와 같은 점검원들에게 여름철은 ‘고통의 시간’이다. 이들이 매달 검침해야하는 가구는 평균 4100가구에 달한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땡볕아래 정해진 구역을 돌며 계량기를 검침한다. 검침만 하는 것도 아니다. 고지서 송달, 가스 안전점검 등의 일도 그들의 몫이다.
배씨는 “할당된 업무량이 있기 때문에 하루에 많게는 2만보에서 3만보까지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폭염경보가 발효된 날에도 이들은 검침업무를 쉴 수 없다. 서울시는 지난 2019년 ‘서울특별시 도시가스 공급규정’을 개정해 2020년부터 하절기(6~9월)에 격월검침을 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의무조항은 아니다.
앞으로는 이같은 문제가 개선될 전망이다. 서울시가 하절기에 한해 한 달분 가스요금을 격월검침하도록 규정을 변경할 방침이다.
27일 서울시는 “하절기 격월검침 제도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서울특별시 도시가스 공급규정’ 개정을 최근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자체가 도시가스 점검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하절기 격월검침 제도를 의무화한 것은 처음이다.
서울시는 우선 올해는 도시가스 회사별로 주택용의 50%에 대해 1개월 격월검침을 시범실시하도록 한 후 2026년 1월 1일부터 전면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폭염 시기를 고려해 7월을 거르고 8월에 검침하거나, 8월을 거르고 9월에 검침하는 등의 방식이다.
격월검침으로 발생하는 한 달분의 ‘과금공백’은 해당 월의 전년도 도시가스 사용량을 기준으로 우선 부과한 뒤 다음달 검침 후 사후정산하는 방식을 추진 중이다. 시 관계자는 “예를 들어 지난해 8월 도시가스 사용량을 기준으로 요금을 부과한 뒤 9월에 2개월분 검침을 통해 추가 사용량만 요금을 부과하거나, 적게 사용했다면 차액을 환급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실제 사용량으로 고지를 받고 싶다면 자가검침 후 도시가스회사 애플리케이션(앱) 또는 홈페이지에 사용량을 등록하는 방식의 자가검침도 가능하다. 점검원의 급여 공백 문제도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고지서 송달, 가스점검 등 점검원들의 다른 업무들도 많기 때문에 급여가 줄어드는 등의 문제는 발행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실질적인 격월검침이 가능하도록 그동안 산업통산자원부, 한국가스공사, 서울지역 5개 도시가스회사와 지속적인 협의를 추진해왔다”면서 “도시가스회사는 격월검침을 시행할 경우 민원이 다수 발생할 수 있고, 도·소매 요금 정산이 부정확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 역시 지속적인 설득을 거쳤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원발생 등 각종 우려에 대해서는 일단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미비점을 보완하고, 시민들에게도 격월검침의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하면 민원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도·소매요금 정산 문제는 한국가스공사의 협조를 얻어 공동용역을 통해 해결했다.
권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하절기 격월검침 시행으로 약 1100여 명의 도시가스 점검원이 폭염 중 업무수행을 해야하는 어려움을 덜 수 있게 됐다”며 “전국 최초로 격월검침을 의무화하고 전면시행한다는 점에서 ‘약자와의 동행’을 실천하려는 서울시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전지적 독자 시점> 원작 소설과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독자’의 미움을 받는 ‘독자’의 이야기. 개봉 이전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이하 <전독시>)가 휘말린 논란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런칭 예고편에서 원작에선 칼을 위주로 다루고 이순신의 가호를 받던 이지혜(지수)가 라이플총을 쓰는 장면이 나오자 원작 팬덤에서 분노 반 우려 반의 반응을 보인 건 차라리 지엽적인 문제다. 정말 흉흉해진 건 주인공 김독자(안효섭)가 자신의 반평생을 함께 하고, 어느 순간부터 자신만이 유일한 독자였던 웹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이하 <멸살법>)의 엔딩에 대해 “이 소설은 최악입니다”라고 작가에게 메시지를 보낸다는 영화 속 설정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작가님,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에필로그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라 담백하게 진심을 전하며 그 와중에도 ‘섣불리 꺼낸 말들이 작가에게 상처를 줄까봐 두려웠다’던 원작의 김독자는 어디에 있는가. 개봉을 앞두고 분노는 확산됐고, 언론은 ‘천만 시어머니’ 따위의 표현(뭔가를 참견하고 간섭하는 행위를 ‘시어머니’로 호명하는 행태는 대체 언제 사라질까)으로 이 갈등 상황을 전하고 즐기며 조회수를 챙겼다. 마치 원작에서 인간들의 다툼을 보고 낄낄대는 저열한 성좌들과 그에 기생하는 도깨비처럼. 성좌에게 휘둘리지 않는 김독자가 그러했듯, 원작 대 영화라는 만들어진 갈등에 집중하기보단 이야기의 본질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무엇이 <전독시>라는 이야기의 재미이며 사랑스러움인가. 그것이 미디어믹스의 방향에 대한 더 나은 논의이기도 하거니와, <전독시>는 이야기의 힘을 믿는,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이자 이야기를 사랑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모든 미디어믹스가 그러하지만, <전독시> 영화화는 애초에 상당한 각색을 전제해야 하는 작업이다. 스토리와 세계관은 1부까지만 기준으로 삼아도 너무 방대하고, 극의 서술을 이끄는 건 주인공 김독자의 내레이션이며, 무엇보다 판타지 장르 웹소설의 여러 코드와 클리셰를 정말 클리셰로, 그럼에도 사랑스럽거나 미워할 수 없는 클리셰로 인지하는 메타적인 관점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많은 것을 들어내고, 갈아엎고, 바꾸어야 한다. 또한 그럼에도 무언가는 남겨둬야 한다. 영화 <전독시>에도 많은 것이 그대로 남았다. 김독자가 읽던 <멸살법>의 세계가 현실이 된다는 기본 설정도 그대로이며, 그가 소설에서 읽은 내용을 기반으로 이 세계를 헤쳐나간다는 것도 그대로이며, <멸살법>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과 김독자가 양대 주인공으로서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맺는 것도 그대로다. 만약 이 영화를 흔히 게임 판타지라 불리는 롤플레잉 게임과 현실을 결합한 판타지 장르물의 실사화라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분명 원작의 중요한 것들을 대부분 남겼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것이 좋은 <전독시> 영화냐면 솔직히 회의적이다. 나에게 원작의 수많은 사건과 인물과 설정보다 가장 핵심적이면서도 좋았던 건 다음 구절이기 때문이다. “독자는 독자의 방식으로 싸운다.” 왜 그것이 영화에 담겨야 하느냐 묻는다면, 좋은 원작이 존중받아야 하는 건 원작이라서가 아니라 좋음 때문이라 답하겠다.
아마도 다수 원작팬들이 앞서 인용한 <멸살법> 작가에 대한 김독자의 상반된 행동에 대해 격하게 반응한 건, 김독자가 지닌 독자(讀者)로서의 정체성, 이야기를 좋아하고 귀하게 여기는 정체성이 훼손되는 것에 대한 우려였을 것이다. 실제로 영화의 여러 각색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김독자의 변화다. 원작의 그는 당연하듯 누구보다 빨리 <멸살법>의 잔혹한 규칙을 내면화하고 자신만이 알고 있는 소설 속 설정들을 매우 계산적으로 활용해 생존한다. 반면 영화에선 앞으로 벌어질 주요 사건들에 대해 미리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하는 정도이며, <멸살법>의 세계에서도 생존보단 더 많은 사람을 구하고 동료들과 함께 하는 것에 더 의의를 둔다. 그가 <멸살법>의 작가에게 굳이 비판적 피드백을 남긴 것도 그래서다. 영화의 김독자는 <멸살법>이라는 세계와 심지어 원작에선 사이코패스로까지 표현되는 유중혁이라는 유아독존 주인공이 상징하는 각자도생의 세계관에 반대하고 대항하는 안티테제다. 나는 그가 더 인본주의적인 인물이 된 것을 비판하고 싶지 않다. 문제는 원작보다 더 도덕적이 된 김독자가 독자로서 어떤 싸움의 방식을 보여줄지 새로운 경로를 모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가령 원작에선 존재조차 몰랐지만 뛰어난 가능성을 보고 김독자가 자신의 칼로 키워낸 정희원(나나)은 영화에선 자신처럼 조연 같은 인물이라 김독자가 소설에서 가장 응원했던 인물로 나온다. 그가 정희원을 도구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변화까진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의 동료애와 응원만 강조하고 일체의 계산적 면모를 지워버리느라 갑자기 정희원의 능력이 개화하고 현란한 액션신을 선보이는 과정의 개연성은 휘발된다. 독자의 방식으로서의 싸움이, 그냥 알아서 성장한 소설 속 캐릭터에 대해 응원의 독백을 남기는 건 아닐 것이다.
원작 소설은 웹소설을 비롯해 무언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이 실은 능동적인 행위이며 그것이 어쩌면 남과 다른 특별한 독자의 삶을 선사해줄지도 모른다는 메시지를 담아 세상의 독자들에게 보내는 연서와도 같았다. 소설에서 김독자는 웹소설이나 읽던 자신과 달리 레이먼드 카버나 한강을 읽고 외국어 공부에도 열심인 유상아(채수빈)와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며 “독자에겐 독자의 삶”이 있는 거라 반쯤 체념하고 납득한다. 반면 영화에서 유상아는 김독자와 비슷한 처지로 그려지며, 김독자가 지닌 마이너리티 정체성은 웹소설 독자가 아닌 착한 비정규직 청년으로 규정된다. 그의 정체성으로부터 ‘웹소설이나 좋아하는 나’에 대한 자기 비하와 자기애의 양가적 감정을 지워버렸을 때 역시 비슷한 감정으로 소설을 읽던 원작 독자들이 이입할 경로는 차단된다. 나는 이것만으로도 원작 팬덤이 불쾌할 이유는 꽤 충분하다고 본다. 그에 더해 영화는 김독자의 대의와 트라우마에 집중하느라 정작 그 오랜 시간 <멸살법>을 읽는 것을 그저 현실 도피의 수동적 행위로 격하한다. 원작에서도 어느 정도 그런 경향이 있던 충무로역에서의 그린존 시나리오는 영화에서 더더욱 노골적으로 <오징어게임>처럼 인간의 이기적인 생존 본능에 대해 비판한다. 왜 일부의 낙오를 전제한 룰을 당연스레 받아들이고, 다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은 모색하지 않는가. 이 질문을 극대화하기 위해 김독자는 왕따 시절 학교폭력에서 생존하기 위해 일진이 붙인 싸움에서 다른 왕따 친구를 때렸던 트라우마에 허덕이고 동료들을 통해 구원받는 인물로 그려진다. 소설 속 유중혁을 부러워하는 삶, 그리고 그 삶을 혐오하는 삶. 다시 말해 영화 속 김독자는 읽는 자로서의 정체성을 부정하며 성장한다. 이젠 책으로 도피하는 대신 내가 원하는 결말을 위해 직접 싸우겠다고. 나는 이 모든 각색에 유의미한 야심과 선의가 있다 생각하고, 각자도생 대신 함께 연대하며 살아남자는 영화의 메시지에 동의한다. 다만 상당히 기세등등한 엔딩 장면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이야기가 흥미로운 전망을 남겼는지는 모르겠다. 세상이 가장 쓸데없다 말하던 일이 실은 조금도 쓸데없지 않더라는 그 역전과 자기 위안의 쾌감도, 독자의 방식으로 싸워 성장하는 개연성도 사라진 자리에 그저 당위만 덩그러니 남은 이 세계는 상당히 공허하고 심심하다. 무엇보다 이것을 <전지적 ‘독자’ 시점>이라 말해도 될까.
<위근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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